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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후식으로…커피 VS 차(茶) 덧글 0 | 조회 34 | 2020-07-13 10:59:04
건강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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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괜찮은데, 주말만 되면 이따금 머리가 지끈거리곤 했다.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면 주말마다 "해뜰 때까지 퍼질러" 잤으니 수면부족 탓은 분명 아니었다. 원인을 찾아보니 '커피 금단현상'이 유력했다.


커피는 대학시절부터 달고 살게 된 '최애' 음료다. 새내기 때 발을 들인 학보사가 원흉이었다. 저질 체력으로 조별과제와 시험, 기사 마감과 교열을 병행하려면 커피 같은 각성제가 필수였다.


잠을 쫓기 위해 입문한 커피였지만, 특유의 향과 맛을 알고 난 뒤로는 이만한 디저트가 없었다. 학식으로 배를 채우고 근처 카페에서 한가롭게 아메리카노를 때리면(?) 온갖 근심이 사라졌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커피 사랑은 이어졌다. 점심식사 후 가장 큰 '벤티' 사이즈로 테이크아웃 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특히 에티오피아산 원두로 내린 콜드브루의 시큼하고 씁쓸한 맛을 사랑했다. 그렇게 마시고도 오후 4시가 넘어가면 종종 머그잔에 인스턴트 커피를 한 잔씩 타먹곤 했다.


문제는 각종 부작용이었다. 밤마다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여도 정신은 말똥말똥.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보다가 한참 뒤에 잠이 들었다. 결국 아침이 되면 비몽사몽 상태로 출근해 정신을 차리려 또 커피를 들이붓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어느 날부터는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는 현상도 생겼다. 가만히 있다가도 심장박동이 느껴져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하는 일이 반복됐다. 원인은 아무래도 커피 같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카페인은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해 불안하고 예민해지게 한다. 수면장애도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카페인이 뇌에 있는 신경세포를 억제하고, 아데노신이라는 수면 유도 물질의 전달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주말마다 두통이 몰려온 것은 카페인 금단 현상이었다. 존스홉킨스대 실험에서 커피의 양을 하루 한 잔 이하로 제한한 참가자들은 24시간 내에 두통과 피로, 불안감 등 금단현상을 호소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을 막는데, 커피 섭취가 제한되면 아데노신과 혈관의 민감성이 높아져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새벽 2시 침대에서 뜬 눈으로 이런 연구 결과들을 훑어보니 '정말 커피를 끊어야하나' 싶다.


그래도 드는 의문이 있었다. 커피 '중독'이 될 정도로 많이 마신건 아닌 것 같았다. 한국 식품의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제시하는 카페인 일일 최대 섭취권고량은 성인 기준 400mg 이하다. 평소 즐겨찾는 카페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ml) 한 잔에 약 150mg의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벤티 사이즈(591ml) 한 잔 정도는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미국정신의학회(APA)의 기준은 다르다. APA는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250mg 이상이면서 수면장애·두근거림·위장장애·흥분·안면홍조·맥박 불규칙 등 총 12개의 진단항목 중 5개 이상의 증상을 보이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시 사이즈별 성분을 살피니 톨보다 한 사이즈 큰 그란데(473ml)만 하더라도 330~35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결국 커피를 끊고 카페인이 없는 허브티를 마시기로 결심하며 출근한 다음날 아침, 너무 일찍부터 위기를 맞았다. 아침마다 옆자리 선배가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의 기막힌 향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 점심식사 후 선배들을 따라 들어간 카페에서는 나도 모르게 콜드브루를 주문할 뻔 했다. "오늘부터 커피 중단"을 거창하게 선언하고 고심 끝에 페퍼민트 차를 골랐다. 상쾌하면서 은은한 향은 좋은데…역시 커피를 대체하기엔 어딘가 부족했다. 아메리카노의 진한 바디감과 씁쓸한 맛이 땡겼다. 커피가 진하고 구수한 사골국물이라면 허브티는 슴슴한 평양냉면 같았다.

점심의 동반자를 하루 아침에 '손절'한 대가는 컸다. 나른함을 넘어 별안간 졸음이 쏟아졌다. 인스턴트 커피라도 마실까 말까 수십번 고민한 끝에 간신히 유혹을 이겨냈다. 그러나 졸음을 이길 수는 없었다. 괜히 화장실도 들락거리고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켜봤지만 소용없었다.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을 원망하다가 결국 오후 3시쯤 잠시 졸았다. 커피를 마시던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피곤함이었다. 간헐적인 두통도 괴로웠다. 관자놀이 마사지를 하면 좀 낫는 듯 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증상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다소 완화됐다.


두통에서 벗어나자 그제야 긍정적인 효과들이 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숙면이다. 침대에 누워서도 짧게는 30분, 길면 1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붙잡은 뒤에야 잠이 들었는데, 이제는 10여분 만에 눈이 감긴다. 20분 짜리 유튜브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하고 잠드는 날이 많아졌다. 소화기능이 좋아진 것도 느껴진다. 종종 가스가 찬 것처럼 속이 더부룩 했는데, 커피를 끊은 뒤로는 괜찮아졌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커피 대신 꾸준히 마신 허브티의 효과일지도 모르겠다. 점심을 먹은 뒤 항상 소화촉진과 집중력 향상, 졸음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페퍼민트 차를 마셨다. 일과 후 집에서 종종 마신 캐모마일 티는 교감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수면에 도움을 주고, 위장장애와 소화불량 해소에도 좋다.


부작용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지만 커피 생각을 쉽게 떨칠 수는 없었다. 아무리 페퍼민트 차가 집중력을 향상시켜준다 한들, 커피 한 잔이 주는 각성효과를 대체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커피의 맛과 향이 제일 그리웠다.

결국 커피 중단 10일 차에 한 카페에서 카페인을 90%이상 제거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주문해봤다. 열흘 만에 마주한 커피를 고급 위스키마냥 홀짝홀짝 아껴 마셨다. 역시 평양냉면보다 사골국물이 입맛에 맞았다.


이후 그대로 '커피 끊기'를 실천하면서 한 달 가량 카페인 없는 삶을 살았다. 두통과 졸음 같은 금단현상은 3주차에 거의 사라졌다. 가장 좋은 점은 역시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자게 된 것이다. 속이 쓰린 현상도, 몸은 피곤한데 잠은 자지 못하는 현상도 없어졌다.


다만 커피에서 완전히 해방됐다고 할 수는 없겠다. 커피 향을 맡을 때마다 애써 참아야 하는게 고역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생각도 더욱 절실해진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를 제외하면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점도 많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커피는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음료가 됐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2014년 기준으로 19~64세 성인들은 매주 평균 11.99회 (남성 14.3회, 여성 9.6회) 커피를 섭취한다. 하루 평균 1.7잔씩 마시는 셈이다. '하루에 커피를 마시는 횟수'는 3회 이상인 사람이 24.43%로 가장 많았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2.0%에 그쳤다.


'국민 음료'가 된 커피에는 이로운 효능도 많다. 월터 월렛 하버드 의대 교수가 지은 '하버드 의대가 당신의 식탁을 책임진다'를 보면 커피의 항산화물질은 비만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줘 비만형(제2형)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 카페인 성분이 우울증과 신장결석·담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커피의 카페인과 항산화물질 등이 간암, 치매, 심장병, 파킨슨병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의하지 않으면 커피를 과용하기 쉽다. 하루 권장량을 지키면서 적절한 방법으로 섭취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커피의 이로운 효능도 챙길 수 있다. 일일 카페인 최대 섭취권고량인 400mg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한 잔(평균 303ml)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평균 136mg이니 두 잔까지는 괜찮은 셈이다.


마시는 시간도 수면과 소화에 영향을 미친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에 따르면 오전 8시에 커피를 마시면 오후 8시까지 혈중에 25% 정도의 카페인이 남아있다. 오후에 커피 한 잔을 더 마시면 체내에 남는 카페인은 50%로 증가해 숙면이 어려워진다. 또 공복이나 점심식사 직후에 마시는 커피는 위장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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